감각으로 느끼는 마음의 행복

아침햇살 온몸으로 받으며

아침햇살이 나를 비출 때

요즘 아침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.
조금씩 해가 빨리 뜨기 시작하면서, 계절이 슬며시 봄으로 옮겨가는구나 싶다.

늘 그렇듯 6시 30분쯤 집을 나선다.
마당으로 나서면 한겨울엔 어두운 하늘뿐이었는데,
어느 날부터인가
그 하늘이 서서히 환해지고 있다.

그날도 별 생각 없이 차에 오르고 수영장으로 향했다.
그런데 가는 길, 시야 끝에 붉은 빛이 스며드는 게 보였다.

눈에 익은 풍경 속,

농장이 보여야 할 자리에 운무가 가득 차 있었고
그 위로 붉은 해가 둥글게 떠오르고 있었다.

순간,
예전에 지리산에서 맞이했던 여명이 겹쳐졌다.

그리고 나도 모르게 차를 세웠다.

천천히 숨을 고르며
손에 들린 휴대폰으로 사진 한 장을 남겼다.
그 해를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아깝고,
그 순간을 꼭 기억하고 싶었다.

햇살이 살을 따뜻하게 하는 건 느낄 수 없었지만
마음은 분명히 따뜻해졌다.

그 장면 하나로
오늘 하루가 기분 좋게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.

사소한 장면 하나,
평범한 출근길의 한 장면이 이렇게 마음을 울릴 줄이야.

잠시 멈춰 서서
세상과 연결되는 감각을 느꼈다.

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
“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.”

조용히 떠오르는 아침햇살 하나에
미소 지을 수 있는 오늘.
그걸 감각할 수 있는 내가 참 감사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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